영화, 드라마, 공연 507

킹덤 : 아신전(2021)

킹덤 아신전.. 드디어 봤다. 오래 기다려온 시간에 비하면 너무 짧아 아쉽지만 시즌1, 시즌2에 뒤지지 않는 짱짱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시즌3를 기대하게 만드는 많은 요소들을 가지고 있는데 더 풀면 스포가 될 것 같아 참으련다. 그런데 한가지만 더.. 전지현 배우를 좋아하긴 했는데 이리 연기를 잘하나 새삼스러웠다. 극 전체에서 대사다운 대사가 열마디나 될까 싶은데 눈빛과 표정, 몸짓만으로도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강추하니 많이 보자!!!

낙원의 밤(2021)

새로울 것 없는 조폭영화다.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짐작이 되는 스토리에, 그다지 긴장감마저 느껴지지 않는 화면이 펼쳐진다. 엄태구라는 배우는 매력적이지만 그게 끝이다. 영화를 보기 전 빌런 차승원에 대한 찬사가 끝이 없기에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레이(이정재)를 기대했는데 이정재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이건 차승원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그 정도의 역할이었던 것 같다. 오히려 양사장이 더 빌런스럽다.

씨스피라시(2021)

제목 그대로 바다음모가 맞다. 통계의 왜곡이라는 문제가 지적되기도 하지만 엄밀한 의미의 숫자가 그리 큰 상관이 있을까 싶다. 중요한건 바다를 오염시키고, 지구의 미래를 위험하게 만든 원인이 우리가, 내가 알고 있던 것처럼 플라스틱 빨대가 아니었다는거다. 상업적 어업, 불법적 어획으로 인해 파괴되는 바다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물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데 이를 어쩌나.. 바늘귀만한 양심으로 소심하게 플렉시테리언을 이야기하며 육식을 멀리 하고, 해산물 중심의 식사를 하고자 했는데 이젠 그마저도 불편하게 됐다. '당신이 먹는 연어는 회색 물고기에 붉은 염색을 한 것이다' 란다..

나의 문어 선생님(2020)

사람과 동물의 교감은 언제나 감동스럽다. 그러나 문어와의 교감은 상상도 못했다. 문어가 처음 팔을 뻗어 손을 만지던 장면은 너무나 생경하기까지 했다. 어찌 보면 하나의 작은 바다 생물이랄 수도 있는데, 이 문어를 만나기 위해 300여일이 넘는 시간 동안 매일 바다를 찾았다는 사실도 놀랍다. 그냥 놀라움의 연속인 다큐다. 그런데 왜 문어선생님이라고 했을까 다큐를 보는 내내 궁금했다. 이 궁금증은 다큐를 끝까지 보고서야 풀릴 수 있었다. 안타까운 상황에서도 생태계를 침범하지 않고 지켜봐주는 용기가 참 대단하다. 문어도 분명 고마워했을거다..

괴물(2021)

간만에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봤다. 연기로 믿고 보는 배우들이라는건 알고 있었으나 신하균, 여진구 외 모든 배우들이 구멍 하나 없이 거의 완벽한 수준이다. 명배우들의 연기를 아깝게 만드는 작가와 연출자들이 더러 있는데 이 드라마 괴물의 작가와 연출 역시 훌륭하다. 중간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평하나 궁금해서 검색해봤더니 다들 비밀의숲, 시그널과 비교하며 동급 또는 뛰어넘는다는 평이었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이 드라마는 단순히 범인이 누구인가를 밝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사람 한사람의 심리 저 밑바닥까지 들여다보게 만든다. 머리 복잡하게 비비 꼬아놓지 않으면서도 긴장감을 놓지 않은채 마지막까지 지켜보게 만든다. 내용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지만 스포는 많은 사람들을 실망하게 하니 그냥 배우와 작가와 연출자에..

퀸스 갬빗(2020)

체스 1도 몰라도 재밌게 볼 수 있었다. 불우한 어린 시절, 고독, 외로움, 안정제, 술.. 이 모든 것이 중독이 된다.. 그런데 천재성도, 우승도 중독이 된다니.. 베스가 그냥 천재가 아니고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기 위해 힘들어 하고, 싸우고, 지치고.. 그러다 끝내 이겨내는 그 스토리가 좋다. 이렇게 쓰니 참 뻔한 스토리 같지만 드라마는 뻔하게 풀어가지 않았다. 베스의 옆에서 베스를 함께 만들어가는 친구들이 있어 더 좋은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