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3

선량한 차별주의자(김지혜, 2019)

선량한 차별주의자, 나를 두고 한 말이었다. 스스로 생각이란걸 하고 사는 사람이라, 차별을 반대하고 평등을 지향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내가 했던 생각과 행동이 '차별'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혼자 부끄러워 하기도 하고, 이건 내 생각과 좀 다르네, 작가랑 얘기를 좀더 해보고 싶다 하는 부분도 있었다. 소수자에 대한 지원이 또 다른 차별대우라 생각하는 이들이 이 책을 좀 읽었으면 좋겠다. 2019년에 씌여진 이 책의 상당부분이 여전히 유효하게 우리 사회에서 논쟁이 되고 있다는 것이 내내 마음에 걸린다.

책읽기 2021.05.14

두근 두근 내 인생(김애란, 2011)

어렸던 부모와 일찍 마음이 커버린 아들의 이야기다. 제목은 참 따스하고, 가슴 설레게 하는데 책을 읽는 중간 중간 울컥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픈 사람도, 지켜보는 사람도 모두가 힘든 이야기를 이렇게도 풀어낼 수 있구나 싶다. 사족1. 난 장씨 할아버지가 정말 마음에 든다. 사족2. 이서하에 대한 나의 예감이 맞았다.

책읽기 2021.04.21

소년이 온다(한강, 2014)

오월이야기인 줄 알았다면 책을 선택하는데 많이 망설였을 것 같다. 작가 한강이 쓴 오월이야기라니.. 책의 첫 장을 읽는 순간, 이를 어쩌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중간을 채 읽지 못하고 책을 덮은 후 도서관에서 반납 안내 메일을 받고 한차례 대출 연장을 하고, 또 다시 반납 안내 메일을 받고서야 마저 읽을 수 있었다. 무서운 생각이 들 정도로 지나치게 사실적인 한강의 글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소설인데, 픽션인데 어쩌자고 이리 실제처럼 무섭게 글을 쓰는 것일까 해서다. 그런 한강이 쓴 오월이야기는 그에 대한 내 느낌을 다시금 확인하게 해주었다. 아무것도 모른채 천둥벌거숭이 같았던 스무살에 알게 되었던 오월, 광주.. 스무살에 광주에서 올라온 동기와 함께 밤차를 타고 내려가 찾았던 묘역.. 모두가 ..

책읽기 202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