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공연 505

길복순(2023)

엄마인 킬러, 킬러인 엄마.. 참, 참신한 발상이다. 킬러인 아빠도 있었으니(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킬러인 엄마도 이상하진 않다.. 구태의연하게 납치된 아이를 구하러가는 엄마가 아니어서 더 좋았다.. 영화는 참 잘 만들었다. (감독의 일베 논란은 차치하고) 전도연 배우의 연기는 두말할 것 없고, 편집도 좋았기에 영화는 재밌게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거기까지다. 설정은 좋았으나 길복순은 엄마일 때는 엄마만 되고, 킬러일 땐 킬러만 된다. 그냥 두 이야기가 공존하는 느낌이다. 길복순이 왔다 갔다 하며 1인 2역을 하는 느낌이랄까? 엄마의 직업을 무엇으로 바꾸든 전혀 이상하지 않은 스토리 구성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엄마인 킬러, 킬러인 엄마라는 타이틀이 이상하다 느껴질 정도다..

올빼미(2022)

총평부터 말하자면 재밌었다. 반정으로 임금이 된 인조, 청에 갔다온 세자의 죽음, 주맹증이 있는 침술사 등의 설정도 좋았다. 아쉬운 점이라면 비밀이 너무 허술하게 자꾸만 들킨다는 점 정도.. 그러나 이런 아쉬움 조차 배우들의 연기가 다 커버해준다. 임금이 된 유해진 배우는 다른 영화에서라면 관객들이 크게 웃었을 장면을 만들어내면서도 웃지 못하게 한다. 열일하는 류준열 배우는 매번 어딘가 좀 아쉬운 구석이 있었지만 점점 그 아쉬움이 옅어지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