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2019 타이베이

[2019 타이베이] 이틀에 걸쳐 도전한 허우퉁으로 간다.

마술빗자루 2019. 8. 3. 22:27

타이베이는 지난 2017년에 가족들과 함께 첫여행을 했기 때문에 이번 혼자하는 여행에서는 근교여행을 떠나보기로 했다. 혼자하는 여행이니 대중교통을 이용해 갈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찾아봤는데 여러 곳이 눈에 띄었다. 그 중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는 핑시선 여행을 해보기로 했다. 





핑시선에서 방문할 수 있는 곳은 허우퉁과 핑시, 징통이다. 타이베이 메인 스테이션에서 TRA기차를 타고 리우팡역에 가서 핑시패스를 구입할 수도 있고, 타이베이 메인 스테이션에서 허우퉁역으로 바로 갈 수도 있다 하여 난 허우퉁역으로 바로 가는 기차를 타기로 했다. 3지역 이상을 방문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냥 이지카드를 이용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하여 따로 패스 구입도 하지 않았다. 

사진의 이지카드는 2017년 첫여행 때 구입한 것이다. 잔액이 조금 남아 있었는데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지 않고 그냥 보관하고 있다 이번에 요긴하게 사용했다.




여행을 가기 전에 이지카드의 유효기간을 찾아봤는데 정확한 정보를 알기 어려웠다. 엄청 많은 검색을 하다 어느 블로거가 올린 포스팅에 유효기간이 30년이 넘는다 하여 일단 들고 갔는데 이지카드의 유효기간은 20년인 것을 이번에 확인했다. 지난 2017년에 개통한 것인데 2037년까지 유효기간이다. 나처럼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일부러 충전 화면을 찍어 왔다. 




이틀째 되는 날 일정이 핑시선 기차를 타는 것이라 호텔에서 삼미식당 연어초밥으로 가볍게 아침식사를 하고 타이베이 메인 스테이션으로 왔다. TRA기차를 타는 곳까지는 한참을 걸어야 하는데 가는 길에 50란 버블티 가게가 있길래 버블티를 하나 샀다. 




시원하고 맛있었던 버블티... 그러나 이 버블티 덕에 이날 핑시선 여행은 접어야 했다. ㅋㅋ




일단 무사히 이지카드를 찍고 TRA기차 탑승구까지 도착했다. 허우퉁행 일반기차는 4B승강장에서 탑승을 한다. 시간도 여유있게 잘 도착했다. 




외곽으로 가는 기차라고 했는데 내부 구조는 우리의 지하철과 흡사하다. 옛날 인천과 수원으로 가던 1호선 같다.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사람이 많았는데 다행히 자리잡고 앉을 수 있었다. 척척 순조롭게 진행되는 일정에 신나서 가고 있는데 갑자기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버블티 때문이다. 원래 우유를 먹으면 장트러블이 잘 생기는데 아침부터 찬 밀크티를 먹었더니 탈이 난 것이다. 뱃속에서 거의 전쟁 수준으로 부릉거려 도저히 계속 기차를 타고 갈 수 없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중간에 내려야만 했다. 부랴 부랴 뱃속의 전쟁은 진화시켰는데 알 수 없는 역에서 다음 기차를 기다리자니 시간이 너무 많이 남는다. 기다리다 다음 열차를 타고 가야 하나.. 우째야 하나 생각하다 핑시선여행은 다음날 다시 하기로 하고, 이틀째 일정을 시내투어로 급변경했다. 




그리고 3일째.. 다시 도전한 허우퉁가기.. 똑같은 여정으로 타이베이 메인 스테이션 TRA기차 4B 승강장에서 탔는데 어제랑 다른 내부 모습이다. 

근데 분명히 허우퉁 직행 열차라고 알고 탔는데 이 열차는 리우팡역이 종점이란다. ㅋㅋㅋ

어디서 무엇이 잘못 됐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허우퉁을 못가는건 아니니까 그냥 타고 간다. ㅋㅋㅋㅋ





기차가 외곽의 어느 작은 역에 섰을 때 열린 문 사이로 승무원들의 사무실이 보였다. 창가에 놓인 작은 어항 속 금붕어가 눈에 띈다. 영화의 한 장면 같다. 




리우팡역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이 많이 내려 한산한 모습이다. 




여전히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 이날도 비와 함께 한 여행이었다. ㅎㅎ




그리고 드디어 허우퉁역 도착.. 갑자기 허우퉁역으로 바뀐 것 같은데 사진에는 없지만 중간에 리우팡역에서 허우퉁행으로 환승했다. 핑시패스를 사용하지 않고 이지카드를 사용할 경우에는 리우팡역에서 일단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태그하고 들어와야 한다. 리우팡역에서 허우퉁까지는 금방이었다. 





허우퉁역에 내리자마자 만나게 된 고양이.. 고양이마을답게 어딜 가나 고양이가 있다. 





고양이역장님.. 

고양이마을 허우퉁에 대해 많은 포스팅을 보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작은 마을이다. 




개찰구를 빠져 나와 어느 방향으로 갈까 바라보는데 여기에도 고양이가 있다. ㅎㅎ




저 건너는 석탄박물관이 보인다. 허우퉁은 원래 광산마을이었다는데 광산산업이 퇴색하면서 마을이 쇠락하게 되었고, 사람들이 떠나면서 고양이들만 남겨지게 되었단다. 남겨진 고양이들을 돌보기 시작하면서 고양이마을이라는 별명이 생기고, 캣피플들이 찾게 되었단다.. 




비가 세차게 퍼붓는 정도는 아니어서 다행이다. 





왠지 자꾸 눈이 가는 풍경이라 사진을 여러번 찍은 것 같다. 




광산업을 하던 당시의 건물들도 남아 있다. 




이 계단을 내려가면 위의 사진에서 보이던 마을 쪽으로 나가는 길이다. 




난 일단 캣터널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애니메이션에 나올 듯한 재밌는 캣터널.. 




비를 막아주기 때문에 사람들과 고양이들이 편하게 이용하고 있다. 




편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던 고양이.. 




그런데 기분은 별로 안좋은가보다. 나뿐만 아니라 방금 기차에서 내린 많은 사람들이 얘를 만나자마자 사진찍고 난리다. 어떤 이들은 좀더 가깝게 사진을 찍기 위해 다가가니 진짜 귀찮아 하는 내색이 역력했다. 




캣터널을 나오니 귀여운 고양이가 반겨준다. 




방금 지나온 캣터널 모습.. 밖에서 봐도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다. 




고양이마을답게 어딜 가나 고양이다. 주위의 지인은 허우퉁을 방문했을 때 고양이를 한마리뿐이 만나지 못했었다 하는데 그날은 단체 휴식하는 날이었나보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가는 곳마다 고양이가 있었다. 고양이를 친근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방문해서인지 고양이들이 사람을 피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대로 돌아다닌다. 우리 동네 길냥이들이 눈만 마주쳐도 도망가는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캣빌리지 맵




캣 빌리지는 야트막한 언덕 위에 형성이 되어 있다. 마을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 오랜 시간 둘러볼 곳은 없는 것 같다. 




커다란 고양이, 작은 고양이, 귀여운 고양이 등등 다양한 고양이들이 있다. 




벽화도 고양이.. ㅋ




마셔도 되는 물인지 모르겠으나 자연스레 목을 축이던 고양이 




애는 길가에서 참 편하게 앉아 있다. 




저 계단 위로 카페가 있다 하는데 올라가보진 않았다. 




골목길을 돌다 발견한 수조.. 자세히 보면 작은 물고기도 있다. 




기념품샵.. 고양이를 두마리나 키우는 땅콩 선물을 장만하기 위해 이 상점 저 상점 기웃거려 봤는데 이 가게가 그나마 괜찮았던 것 같다. 




기념품샵과 카페를 겸하던 가게 밖에서 만난 고양이 





실은 난 캣피플이 아니라 독피플이라 얘들이 더 반가웠다. 




멍멍아~ 라고 부르니 잠시 눈길을 주고는 바로 올라가버린다. ㅋ




캣빌리지를 스리슬쩍 구경하고 다시 역사로 돌아왔다. 




그리고 처음 도착했을 때 눈길을 끌었던 쪽으로 나와봤다. 




이 가게는 음식과 기념품, 투어상품을 같이 판매하는 것 같다. 




석탄박물관 옆으로 가니 넓은 잔디밭이 나타난다. 그리고 여기에도 귀여운 고양이 가족이 있다. 




귀여우니까 한번 더 ㅋㅋ




석탄박물관에 들어와봤다. 찾는 사람이 없나보다. 




예전 허우퉁 마을의 모습인 듯 




석탄의 종류인가? 이쪽에는 문외한이라 그냥 구경만 한다. 

중정기념관, 국부기념관처럼 웅장한 기념관도 있었지만 시먼홍러우나 허우퉁의 석탄박물관처럼 작은 전시관이나 박물관도 참 잘 운영하고 있는 것 같다. 




다시 밖으로 나왔다. 




석탄박물관 쪽에서 바라본 허우퉁역.. 역사 자체가 그리 크지 않다. 





버스정류장에도 고양이들이 있다. 




다음 목적지인 핑시로 가기 위해 역사로 올라왔다. 




얘는 도착했을 때부터 있더니 여기가 자기 자리인지 계속 지키고 있다. 




핑시행 기차를 기다리다 다시 캣빌리지의 기념품샵에 가봤다. 처음 돌아볼 때 마땅한 선물을 찾지 못했기에 다시 갔다가 아까 만났던 애들을 만났다. 3마리나 있네.. 근데 얘들은 고양이마을에 사는 댕댕이들이라 그런지 사람들을 별로 반기지 않는 것 같다. 내가 반갑게 인사했는데 본둥만둥이다. ㅋㅋ




땅콩 선물까지 장만하고 다시 역사로 가는 길에 달팽이를 발견했다. 이렇게 큰 달팽이 오랜만에 본다. 




그리고 길바닥에서 발견한 귀여운 발자국 ㅎㅎ




이제 난 갈거니까.. 그리고 앞으로 다시 올 일은 없을 것 같으니 마지막 기념 사진도 찍어본다. 




핑시행 기차를 기다리는 중 만난 석탄열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