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2019 방콕

[2019 방콕] 그랩 사기와 나이쏘이 갈비국수

마술빗자루 2019. 5. 20. 18:54

이번 여행에서는 대부분의 이동을 그랩으로 했다. 소댕이와 미리 그랩 앱을 설치해가서 2대의 그랩에 나눠타고 이동했는데 모두 편하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어 그랩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그랩은 지난해 호치민 여행 시 처음 사용해봤는데 이번처럼 인원이 많은 경우에는 더더욱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인 것 같다. 


그랩 앱을 통해서 호출할 때 그랩 택시와 그랩 자가용을 선택할 수 있는데 우린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져스트 그랩을 선택해서 빨리 호출되는대로 이용했었다. 그랩 자가용의 경우는 미리 확정 요금이 표기되고 목적지에 도착한 후 그 요금만 내면 되는데, 그랩 택시의 경우는 최초 표시되는 금액에서 교통 상황에 따라 미터기 요금이 추가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잘 이용하던 그랩 택시에서 사기를 당했다.

3일째 되는 날, 원래 일정은 오전에 왕궁과 왓포를 둘러보고 카오산으로 이동하여 점심식사를 하는 것이었는데 식구들이 다들 왕궁 관람을 적극적으로 원하지 않아 그냥 호텔에서 휴식하기로 했다. 전날에 이어 자유시간이다.^^ 너무 슬렁 슬렁인 것 같지만 원래 우리 여행 스타일이 그런 것이니 아무도 불만인 사람이 없다. 아니 오히려 더 좋아하는 것 같다. ㅋㅋ

여튼,, 그렇게 오전에 자유시간을 즐기고 점심식사를 카오산 나이쏘이에서 하기 위해 그랩 2대를 불러 이동했다. 언니네가 탄 차량은 아무 문제없이 도착했단다. 그런에 우리가 탄 차량은 그랩 택시였는데 중간쯤 가다 갑자기 목적지가 어디냐고 묻는다. 목적지를 입력하고 호출하는 그랩 택시인데 이렇게 묻는 것 자체가 너무 이상했다. 다시 카오산 나이쏘이를 알려주고 출발했는데, 출발하자마자 수상시장을 가봤냐는 둥 어디 가면 좋다는 둥 우리에게 영업을 한다. 그래서 우리 방콕에 많이 와봤고, 당신이 말한 곳 다 가봤다고 하는데도 계속 영업을 한다. 나중에 약간 단호하게 우리 다 가봤다고 얘기했더니 그제서야 영업이 끝났다. 

그런데 문제는 나이쏘이에 도착해서 발생했다. 택시비가 미터 요금으로 200바트도 안나왔는데 450바트를 내라는거다. 그래서 무슨 소리냐, 말도 안된다 했더니 거리가 30km 이상이면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는거다. 난 그런 소리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했고, 줄 수 없다 했는데 자기는 영어를 못 알아듣는다며 계속 30Km만 반복하며 450바트 내라구 난리다. 난 그랩을 불렀고 줄 수 없다 하는데 실갱이만 길어지고 도저히 대화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언성도 높아지면서 대화가 길어지니 엄마가 불안해하시고, 시간도 계속 지체되길래 그냥 450바트 주고 내렸다. 그런데 내려서 생각해봐도 주지 말걸 그랬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처음부터 목적지를 모른다거나 수상시장을 데리고 가겠다고 영업할 때부터 이상하긴 했는데 이렇게 택시 사기를 당할 줄은 몰랐다. 이번이 방콕이 여섯번째인데 한번도 당하지 않았던 택시 사기를 믿고 탔던 그랩 택시에 당하니 황당하기 그지 없다. 


그렇다고 계속 택시 기사와 싸우고 있을 수는 없어 돈을 주고 내렸지만 두고 두고 속쓰린 일이다. 한국에 돌아오면 바로 그랩에 신고하리라 생각했지만 그것도 바쁘다는 핑계로 유야무야.. 그런데 다시 나이쏘이에 갔던 포스팅을 하려니 다시 울화가 치밀어오르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여튼..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나이쏘이에 도착했다. 아직도 화가 가라앉지 않은 상태라 사진이 엉망이다. 그 와중에 사진 찍은 나도 용하다. ㅋㅋ




포스가 느껴지는 나이쏘이 사장님




나이쏘이는 갈비국수가 유명한데 한국인들이 무지 많이 찾기 때문인지 메뉴판에 갈비국수가 몇번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그런데 난 메뉴판을 잘못 찍은 듯.. 정신없음의 증거다. ㅋㅋ


 



갈비국수 스몰사이즈.. 

화나고 덥고, 짜증나고 더운 상태지만 3년만에 다시 먹는 갈비국수는 여전히 맛있었다. 개운하면서도 진한 국물 맛과 쫄깃한 면발, 고소함 가득한 고기까지 어느 것 하나 부족한게 없다. 심지어 가격도 저렴함.. 

맛있는 갈비국수 한 그릇 먹고 나니 화도 가라앉고 진정되었다. ㅋㅋ




테이블 위에 있는 양념들을 취향껏 적당히 섞어 먹으면 더 맛있다. 우린 오른쪽 위의 고춧가루를 조금 넣어 먹었는데 완전 얼큰하고 우리 입맛에 딱이엇다. 


참, 한국에 나이쏘이라는 이름으로 갈비국수를 파는 식당들이 있는데(나도 동대문에서 목격함), 방콕의 나이쏘이와는 전혀 관련 없는 식당이란다. 오죽하면 나이쏘이 가게 안에 한국어로 한국의 나이쏘이는 관련 없는 곳이라고 안내문을 적어놨을까? 그 안내문을 사진으로 찍은 줄 알았더니 정신이 없어 그랬는지 사진이 없다.. 거짓말로 속이고 장사하기에는 방콕의 나이쏘이가 너무 유명하고,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다. 


(다 쓰고 나니 왠지 고발 포스팅 같은 이 느낌은 뭐지? ㅋ)